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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한 바퀴/취향 미술관

[𝐶𝑜𝑙𝑙𝑒𝑐𝑡𝑖𝑜𝑛] 그림으로 느끼는 봄 날씨, 봄 명화 모음

by Tabby_Moon 2024. 4. 9.

* BGM을 켜고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림의 여러 주제들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말한다면 망설임 없이 '봄'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생기 넘치고 따사로운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들보다 그 모습을 잠깐 보여주고 떠나기 때문일까? 봄이 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최대한 봄을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보면서 이 시기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𝐀𝐛𝐛𝐨𝐭𝐭 𝐅𝐮𝐥𝐥𝐞𝐫 𝐆𝐫𝐚𝐯𝐞𝐬 (𝐀𝐦𝐞𝐫𝐢𝐜𝐚𝐧, 𝟏𝟖𝟓𝟗-𝟏𝟗𝟑𝟔) - 𝐈𝐧 𝐛𝐥𝐨𝐨𝐦

 

 정원과 꽃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는 애버트 풀러 그레이브스의 그림은 봄을 위해 태어났다고 느껴질 만큼 화려하고 상쾌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또한 유럽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두꺼운 붓 터치와 밝은 색상, 자연광을 이용해 작업했다는 특징이 나타난다. 다양한 색상을 쓰면서도 어지러워 보이지 않아 조화롭고 어딘가 살짝 환상적인 느낌마저 주는 듯하다. 

 

 


 

𝐀𝐥𝐛𝐞𝐫𝐭-É𝐦𝐢𝐥𝐞 𝐀𝐫𝐭𝐢𝐠𝐮𝐞 (𝐅𝐫𝐞𝐧𝐜𝐡-𝐀𝐫𝐠𝐞𝐧𝐭𝐢𝐧𝐞, 𝟏𝟖𝟓𝟎-𝟏𝟗𝟐𝟕) - 𝐅𝐥𝐞𝐮𝐫𝐬 𝐝𝐞 𝐏𝐫𝐢𝐧𝐭𝐞𝐦𝐩𝐬

 

 푸른 들판을 배경으로 6명의 여성들이 봄 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드러누워 꽃잎을 온몸으로 맞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꽃잎을 따거나 친구에게 꽃잎을 던지느라 여념이 없다. 이처럼 자유롭고 장난스러운 여성들이 그려진 것에는 흥미로운 배경이 있다.

 

  189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의 삶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여성들은 집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화와 전기, 타자기 등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갖춘 사무실과 상점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기에는 특히 여성에게 이동성과 독립성,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편리함을 주는 자전거의 등장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누리는 '신여성'의 이미지는 파리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아르누보 광고 포스터에서 눈에 띄게 나타났고, 이들의 자유, 즐거움, 성취의 추구를 기념했다.

 

  이 그림을 그린 아르티그도 변화하는 사회의 물결을 놓치지 않았다. 과거 예술가들의 작품에 등장했던 여성 인물의 정적이고 여성성을 강조한 몸짓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엉뚱한 장난을 치는 자연스러운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작품에 그려진 한적한 배경도 프랑스의 확장된 철도망으로 인해 이동 시간이 단축되어 도시 거주자들에게 시골로의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해진 것을 보여준다고 한다.

 

  플뢰르 드 프랭탕, 한국어로 봄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그림은 뒷이야기를 알고 나서 다시 보면 '예술은 시대를 반영한다' 라는 말의 좋은 예시가 된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𝐀𝐮𝐠𝐮𝐬𝐭𝐞 𝐑𝐞𝐧𝐨𝐢𝐫 (𝐅𝐫𝐞𝐧𝐜𝐡, 𝟏𝟖𝟒𝟏-𝟏𝟗𝟏𝟗) - 𝐋𝐞 𝐒𝐪𝐮𝐚𝐫𝐞 𝐝𝐞 𝐥𝐚 𝐓𝐫𝐢𝐧𝐢𝐭é

 

 대담하고 밝은 색채와 흐릿하면서도 부드러운 화풍이 특징인 르누아르. 르누아르의 풍경화를 볼 때면 햇볕이 쨍쨍한 4, 5월의 어느 날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트리니티 광장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꽃과 나무가 즐비한 광장의 전경을 묘사하고 있는데, 작품 속 배경이 된 광장은 그 곳에 위치하고 있는 트리니티 성당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지만 현재는 해군 장교이자 레지스탕스(저항군) 순교자인 오노레 데스티엔 도르브를 기리기 위해 데스티엔 도르브 광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𝐂𝐥𝐚𝐮𝐝𝐞 𝐌𝐨𝐧𝐞𝐭 (𝐅𝐫𝐞𝐧𝐜𝐡, 𝟏𝟖𝟒𝟎-𝟏𝟗𝟐𝟔) - 𝐍𝐲𝐦𝐩𝐡é𝐚𝐬

 

  봄 하면 꽃과 정원이 떠오르고, 꽃과 정원을 그린 그림이라면 모네의 작품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모네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대표작인 '수련'이다. 수련은 워낙 여러 개의 작품이 있기 때문에

 

 하나 하나 소개하고 싶은 그림이 많지만 특별히 봄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지금 보고 있는 1907년작이다. 그림을 보는 사람들마다 감상이 다르지만 나는 이 작품을 보고 사랑스러움이 느껴진다.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갈수록 초록색 - 핑크색 - 보라색과 푸른색으로 변화하는 수면의 빛깔이 너무 오묘하게 아름답기도 하고, 선명하고 사실적으로 그리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층 더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어떤 물체를 볼 때 비어 있거나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상상과 추측을 이용해 채워 넣는다고 한다. 이 그림도 자세히 보면 수련이 핑크색과 빨간색으로 이루어진 동그란 덩어리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동그라미를 아름다운 수련으로, 초록색에서 보라색으로 불규칙하게 번지는 그라데이션은 물 밖의 물체가 수면에 비치면서 생기는 현상을 표현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추측해 낸다. 

 

 그 밖에 우리는 흐릿하거나 사실적이지 않은 그림을 보면서 나름의 상상력으로 채워 넣고 감상하며 무언가를 느낀다. 잘 보이지 않아서 오히려 아름답다는 아이러니. 그렇지만 이것이 없다면 그림을 보는 재미가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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