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서재/책장 속 다이어리

2월 19일 확진일기, 생활치료센터 입소 1일차 🏢

by Tabby_Moon 2022. 2. 20.

코로나에 확진된 지 3일차,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처음에는 입소가 어려울 것 같다는 보건소 직원분의 말씀에 거의 포기하고 있었지만 (최근 확진자가 굉장히 많아서 자리가 모자르다고 하셨다.) 운이 좋았던 건지 어젯밤에 센터에서 연락이 왔고 가족과 함께 입소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 확진이라는 사실만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 생활치료 센터에 들어간다는 경험을 앞으로 몇 번이나 해 볼까 싶어서 이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정말로 힘들었던 짐 싸기


입고 갔던 옷, 사용했던 물건들까지 전자기기를 제외하고 모두 폐기되기 때문에 가져갈 물건들도 신중하게 골라야 했다. 입소 할 때 입을 것은 최대한 버릴 옷 위주로 입었고 신발도 마찬가지. 화장품은 다 쓴 공병에 나눠 담아서 챙겼다. 이럴 때는 공병을 바로바로 버리지 않은 나의 게으름이 무척 고맙다😂

마지막으로 퇴소할 때 입을 옷과 신발을 종이가방에 담고 비닐백에 한번 더 넣어서 테이프로 입구를 봉해 밀봉했다. 인터넷에서 본 다른 사람의 글을 참고한 것인데 이렇게 해야 옷이 폐기되지 않는 듯 하다. 혹시 가족이 데리러 오지 못할 때를 대비해 귀가용 교통카드도 이 안에 넣었다. 이렇게 짐싸기 작업(?)이 끝나고 나면 벌써 매우 피곤하고 지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오후 2
시쯤에 데리러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기다렸다가 다시 전화가 오자 나가서 확진자 이송 버스를 탔다. 꾸벅 꾸벅 졸면서 도착하기를 기다리던 지 얼마나 됐을까, 드디어 생활치료센터에 도착했다.



도착하면 먼저 이런 공간에서 생활치료센터 앱을 깔고 혈압과 맥박을 잰다. 그리고 매일 앱을 통해 보고해야 하는 건강정보기록과 입소 시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른 곳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하면 입소할 준비 끝. 내가 지낼 방으로 이동했다.


들어오자마자 깔은 이불..


가족과 같은 방으로 배정되어서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들어오자 (2인 1실인데 서로 다른 방에 가게 될 수도 있어서 살짝 걱정했었다.) 침구가 들어있는 검은 비닐봉투와 택배 박스처럼 생긴 상자가 보였다. 매트리스만 덩그러니 있던 침대에 침구를 까니 방이 훨씬 더 생기있어보인다. 🌼🏵


화장실이 깔끔해서 좋았다


들어올 때 본 상자. 여기에 뭐가 들어있을까... 하며 열어보니 꽤 여러가지 물건들이 있었다.



얇은 수건 여러장과 욕실에 왜 없을까 궁금했던 두루마리 휴지, 치약, 샴푸 등등이 여기 다 있었다. 녹차와 커피믹스까지 있는 세심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커피믹스는 잘 안 마시지만😄 그래도 1개쯤은 먹어볼까



쉬고있다가 저녁 배식이 완료되었다는 방송을 듣고 문앞에 놓인 도시락을 가져왔다. 다른 사람의 후기에서는 국이 차갑다고 해서 국은 안 먹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따뜻했다... 좀 식었지만 차갑지는 않았다. 제육볶음은 비계가 좀 많았지만 맛있었고 전이랑 김말이 튀김도 나쁘지 않았다.


방 사진 하나 더


이렇게 오늘 정신없는 하루가 끝났다. 저녁 먹고 센터에서 주신 약을 먹었더니 기침과 목 아픔 증상이 많이 나아져서 다행이었다. 이대로만 쭉 아프지 않고 계속 갔으면 좋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