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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리뷰

by Tabby_Moon 2024. 1. 14.

 오랜만에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었다. 명탐정 푸아로가 등장하는 인기 작품들을 엄선한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컬렉션 시리즈 중에서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이라는 작품이다. 크리스티의 첫 작품이자 푸아로가 등장하는 첫 작품인 이 소설은 이전에는 추리 소설을 한 번도 써 본 적 없는 사람의 작품이라기엔 깜짝 놀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 주고 있다. 크리스티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 간의 세세한 심리묘사와 촘촘하게 얽힌 인간관계는 첫 작품부터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Information 

                서명 :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저자 : 애거서 크리스티  

                출판사 : 황금가지 

                분야 : 추리, 미스터리

                나의 별점 : ⭐⭐⭐

 


내용 소개

전선에서 부상을 입어 한 달짜리 의병 휴가를 받은 주인공 아서 헤이스팅스 대위는 우연히 몇 년간 만나지 못했던 친구 존 캐번디시를 만나 어린 시절 종종 머물렀던 '스타일스 저택'에서 휴가를 보내지 않겠느냐는 초대를 받았다.

 

"어머니도 자네를 보면 매우 기뻐하실 거야."

"어머님께서는 잘 지내시지요?"

"그럼. 우리 어머니가 다시 결혼하신 건 자네도 알고 있겠지?"

 

 

 존의 말에 따르면, 어머니인 캐번디시 부인은 얼마 전 재혼하여 잉글소프 부인으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 남편인 앨프리드 잉글소프가 어머니보다 스무 살은 어리기 때문에 노골적인 재산 사냥으로 보인다는 이유를 들어 결혼을 반대했지만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강행해 버렸다고 존은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기차와 자가용을 타고 스타일스 저택에 도착한 헤이스팅스는 정원에서 잉글소프 부인의 말동무 겸 심부름꾼을 하고 있다는 에비 하워드 양과 존의 아내인 메리를 만났다. 처음 만났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들의 대화는 추리 소설에 대한 주제에까지 다다랐다.

 

"나는 잘 쓴 추리 소설을 좋아해요. 하지만 터무니없이 쓴 것들이 많아요. 범인은 마지막 장에 가서야 밝혀지잖아요. 모두 놀라 말문이 막히죠. 하지만 진짜 범죄라면... 금방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만일 당신이 어떤 범죄, 예를 들어 살인 사건에 관련이 된다면 즉각 범인을 짚어 낼 수 있겠네요?"

"물론 그럴 수 있어요. 그가 곁으로 다가오면 내 손가락 끝이 느낄 거예요."

 

 에비 양의 자신만만하고도 의미심장한 발언을 들은 다음 날, 산책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온 메리를 부르는 존의 얼굴을 보자마자 헤이스팅스는 무엇인가 번거로운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저, 여보. 지금 집 안이 난장판이야. 에비가 앨프리드 잉글소프와 말다툼을 하고 나서 그만두겠대."

"에비가요? 그만둔다고요?"

 

 앨프리드 잉글소프를 끔찍하게 싫어했던 에비는 그와 말다툼한 김에 잉글소프 부인에게 그 남자는 당신의 돈 때문에 결혼했으며, 돈 때문에 당신을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떠나기 전에 에비는 헤이스팅스에게 간절히 말했다.

 

 

"부인을 보살펴 주세요, 헤이스팅스 씨. 가엾은 에밀리를요. 이 집 식구 중에서 에밀리에게서 돈을 긁어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이제 걸림돌이던 내가 사라지면, 저 사람들은 그녀를 속여 넘길 거예요."

"물론 그래야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은 지나치게 긴장한 게 분명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부탁하는 건 줄곧 눈을 뜨고 있으라는 거예요. 이 말뜻을 알게 될 거예요."

 

불길한 말을 남기고 사라진 에비. 그녀는 무언가 알고 있는 걸까? 눈을 뜨고 있으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이 조그만 회색 뇌세포 말일세. 여기에 달려 있다네. 영국 사람들 표현대로 말이지.
 

- 푸아로, 422p 중

 

 

 

 

 완성도 높은 스토리에다가 기발한 트릭까지. 추리 소설이 갖추어야 할 매력은 전부 갖추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갑자기 '사실은 널 좋아하고 있었어' 식 러브라인, 재산을 노리는 가족 구성원, 불륜 문제 등의 어디서 많이 본 소재가 여러 개 있는 이야기는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크리스티의 다른 책들과 비교해 많은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출간된 지 오래된 작품의 한계라는 것과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해 그럭저럭 킬링타임으로 읽을 수 있었다. 푸아로와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의미 깊은 작품이라는 면에서 읽어볼 만하다.그 밖에 미인 캐릭터에 대한 주인공 헤이스팅스의 거의 집착으로 느껴지는 과도한 관심이 불필요하게 느껴졌지만 작품성을 해칠 정도로 많이 나오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냥 주인공을 흐린 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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