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차잘알이 되고 싶은 홍차 입문자인 나는 마셔본 차가 별로 없어서 최대한 많은 차를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에 티 샘플러를 구매해 보기로 했다. 다양한 경험에는 샘플러 만한 게 없지... 홍차 전문 인터넷 쇼핑몰에서 여러 가지 샘플러를 구경해보다가 마음에 딱 드는 샘플러를 발견했다. 일단 만원대 초반 착한 가격에, 많은 후기가 달린 인기 상품이었던 데다 내가 못 마셔본 종류의 차가 잔뜩 있어서 나의 첫 티 샘플러는 이거다! 하고 주문을 완료했다. 각각의 차 하나하나의 맛과 향, 마시는 동안 느꼈던 느낌을 기억할 수 있도록 여기에 기록하고, 가장 좋았던 TOP 5도 소개해 보려고 한다.
그린필드 12종 🍵
마셔보고 나서 느낀 점과 코멘트
1. 시칠리안 시트러스 : 오렌지를 듬뿍 담은 홍차. 오렌지 말고도 레몬 껍질도 함께 블렌딩 되어 있다고 한다. 향이 정말 좋아서 마시자마자 눈이 땡그래짐😶 기분 좋아지는 향기라고 해야 할까? 과일 가향차가 거의 그렇듯이 이것도 아이스티로 잘 어울리지만 나는 지금처럼 추운 계절에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게 더 좋다.
2. 레드베리 크럼블 : 절제된 상큼함. 냉침도 핫티도 다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만능 차이고 가볍고 산뜻한 맛이 난다. 이런 향과 맛이 나는 차는 처음이라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과일이 들어간 디저트라면 어느 것이든 같이 먹기 좋을 것 같지만 그중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건 잼! 딱 달콤한 딸기 잼과 먹고 싶은 맛을 가지고 있다.
3. 블루베리 포레스트 : 꽃 향이 나는 상큼한 블루베리 홍차. 과하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도 있어서 이것도 너무 좋았다. 역시 과일 가향이라 그런지 여름에 냉침으로도 아주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블루베리 정말 좋아하는데 날이 따뜻해지면 자주 마시고 싶은 차이다.
4. 리치 실론 : 무난하고 평범한 느낌. 같은 실론차인 골든 실론보다는 부드러운 맛이다. 그렇다 보니 특별히 달콤한 디저트에 곁들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론티 자체를 거의 마셔보지 않아서 코멘트할 게 없는 것이 아쉽다.
5. 민트 & 초콜릿 : 이제껏 마셔본 차 중에 제일 특이한 맛과 향이었다. 처음 향기를 맡았을 때 든 생각은 정말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코코아 향이 난다! 였다. 그리고 그다음 맡아지는 민트향 때문에 그냥 코코아가 아닌 약간 시원한 코코아 향이라고 느껴졌다. 마시기 전에는 민트와 초콜릿.. 과연 어울릴까? 했지만 (참고로 민초 별로 안 좋아한다) 이렇게 홍차로 마시니까 의외로 조화가 훌륭했다. 시원 & 따뜻이라 둘이 보완해주는 느낌이랄까. 민트 향이 강하지 않고 적당해서 딱 좋았다. 결론은 이 중에서 최고의 겨울 차이다.
6. 썸머 부케 : 한마디로 표현해 상큼상큼한 차. 찐한 라즈베리 향이 물씬 올라오고 맛도 적당한 산미가 감돈다. 이건 마시자마자 "냉침이 어울리겠다!" 하고 같이 마시던 언니와 의견 일치했다. 여름에 냉침으로 우려서 아이스티로 마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냉침을 위해 태어난 차. 이름도 썸머 부케라니 여름여름한 차답게 잘 어울린다.😊
7. 초콜릿 토피 : 민트 & 초콜릿이 우아한 코코아였다면 이건 카라멜이 스쳐간 따뜻한 초콜릿이다. 내 입맛에는 캐러멜이 약하게 느껴졌지만 집중하고 음미하면 확실히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민트 & 초콜릿보다 디저트에 맞추기 더 좋은 느낌. 초콜릿 디저트에 같이 마시면 딱 어울려서 좋았다. (맞춰서 먹는 거 왜 이렇게 좋아해..) 겨울 차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가을에 마시기에도 좋은 차다.
8. 리치 캐모마일 : 처음 마셨을 때부터 진짜 좋다! 라는 감탄이 나왔던 차. 캐모마일 허브 차라길래 잘 몰라서 기대를 하나도 안 했는데 진짜 진짜 향긋했다. 향은 시나몬+사과 향의 복합적인 향이 주가 되는 새콤달콤한 향이었고 맛은 산뜻하고 상큼하지만 계속 음미하면 허브차다운 느낌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허브차에 대해서 잘 모르고 홍차에 비해 심심한 느낌이다,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던 걸 반성하게 되었다. 계속 음미하고 싶어서 디저트 없이 마셔도 좋을 것 같은 차. 시나몬 향이 첨가되어서 가을, 겨울에 제일 잘 어울릴 것 같다.
9. 얼 그레이 판타지 : 그냥 얼그레이도 아니고 '판타지' 가 붙어있어서 뭔가 특별히 다른 게 있을까 기대했는데 향은 확실히 보통의 얼그레이와 달랐다. 차분한 꽃다발 향이 나는 얼그레이 향. 뒷면 설명에는 '가벼운 시트러스 향'이라고 되어 있던데 나는 쉽게 말해 완전 꽃향이라고 느껴졌다. 맛은 부드러웠고 보통 얼 그레이가 질릴 때 한 번씩 마셔주고 싶다.
10. 골든 실론 : 리치 실론보다는 좀 더 진한 맛이다. 밀크티에 강추라고 하던데 아쉽게도 스트레이트로만 마셔버린..ㅠ 밀크티로 마시면 어떻게 달라질 지 궁금하다.
11. 스프링 멜로디 : 진짜 봄 같다고 느꼈던 차. 너무 우아하고 고급졌다. 향 느낌을 간단히 표현하면 꽃 향이 나는 고급스러운복숭아 아이스티 같은 느낌! (실제로 타임과 민트, 피치 향이 어우러진 홍차라고 한다.) 맛은 조금 달큼하면서 끝 맛이 약간 묵직한 느낌이 들어서 냉침, 스트레이트 뭐든 좋을 것 같다. 디저트 없이 그냥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 차이기도 하다.
12. 케냐 선라이즈 : 이것도 진한 맛과 향 때문에 밀크티로 마시기 딱 좋다. 같은 이유로 아침 차로 마시기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무래도 아침에는 잠을 확 달아나게 해 주는 찐한 차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재구매하면 꼭 아침에 마셔봐야지...
가장 좋았던 차 5가지
개인적인 TOP 5 소개
12가지의 차 모두 너무 맛있었지만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 5개를 뽑아 보았다.
1. 레드베리 크럼블
나 같은 막입에도 유니크하다 싶을 정도로 특별한 맛이었기 때문에 최애로 등극. 쟁여두고 마셔야겠다..🤭
2. 리치 캐모마일
허브티를 좋아하게 만들어준 기특한 리치 캐모마일. 데일리 차로 최고다.
3. 스프링 멜로디
그냥, 이것만 쓰고 싶다. 이 차를 마실 때마다 행복해졌으니까.
4. 블루베리 포레스트
그린필드 이 회사는 이름을 참 잘 짓는다. 내가 좋아하는 블루베리 향이 숲처럼 한가득 있는 느낌.
5. 민트 & 초콜릿
민트와 초콜릿이라는 희소성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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